처음에는 그저 ‘좀 피곤해서 부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눈두덩이가 점점 더 불룩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 다래끼인가 싶어 안과를 찾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바로 ‘안와 종양’이라는 낯선 진단명.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안와 종양,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병원 선택의 갈림길
안와 종양이라니, 덜컥 겁이 났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디서, 누구에게 이 진단을 받아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필요한 조건은 명확했습니다.
1. 빠른 진료 및 검사: 시간이 지체될수록 불안감은 커졌기에, 가능한 한 빨리 검사받을 수 있는 곳이 절실했습니다.
2. 안성형과 전문의: 눈 주변은 예민하고 섬세한 부위이기에, 일반 안과보다는 안성형과 또는 성형안과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MRI 장비 보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밀 검사가 필수적이었고, MRI 장비 유무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름난 안과부터 대학병원까지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역시 명성이 자자한 김안과였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한 달 이상의 예약 대기, MRI 장비 미보유, 안성형과 전문의 부재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다음으로 알아본 곳은 집에서 멀지 않은 이대서울병원이었습니다. 발산역에 위치한 이곳은 대학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3차 병원이 아니라 별도의 진료의뢰서 없이도 방문이 가능했습니다. 작년 담낭 절제술을 받았을 때 수술 및 후처치 관리가 만족스러웠던 곳이라 가장 먼저 생각났지만, 이곳 역시 안성형과 전문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협진은 가능했지만, 제게는 보다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고 느껴졌죠.
결국,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병원을 찾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제 마음을 사로잡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구로고대병원이었습니다.
구로고대병원에서의 긴 여정: 진단부터 수술 결정까지
구로고대병원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병원의 웅장함만큼이나 많은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분주한 모습이 낯설면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마침 전공의 파업 이슈로 인해 더욱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을 체감하며, 이곳에서 제 눈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하루 연차를 내고 방문한 만큼, 꼼꼼한 검사가 이루어졌습니다.
* 기본 검사: 혈압, 피검사, 심전도 등 건강 상태 전반을 확인했습니다.
* 안압 검사: 늘 쉽지 않은 검사지만, 이번에도 바람보다 빠른 눈꺼풀 때문에 진땀을 뺐습니다.
* 정밀 안저 검사, 세극동현미경 검사, 광곽 안저 촬영: 눈의 내부와 외부를 자세히 살펴보는 다양한 검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 CT 촬영: 안와 내부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필수 검사였습니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CT 영상을 보며 담당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을 기다렸습니다.
“CT 상으로도 눈 밑에 뭔가 보이네요. 수술로 진행하시죠.”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다래끼는 아닌가요?”
“다래끼는 아닙니다.” 선생님은 제 눈 밑을 부드럽게 만져보시며 잠시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음… 지방? 지방종이나 낭종일 수도 있겠습니다. 혹시 이마나 눈 밑에 지방 이식 같은 시술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성형 시술 경험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CT 영상과 제 눈을 번갈아 보시더니, “그렇다면 자세한 것은 수술 후에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히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정확한 병명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드디어 눈 밑의 이 낯선 볼록함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어쩌면 도톰했던 애굣살이 조금은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건강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요. 수술 코디네이터와 일정을 잡고, 마음 편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예상치 못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아프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채셨는지, 안부를 물어오셨습니다. 자식이 아플 때 부모님의 걱정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렇게 제 안와 종양과의 짧지만 긴 여정은 수술이라는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문가의 도움으로 잘 헤쳐나가리라 믿으며.